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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그리워할 장소를 늘리는 일이었다. 언젠가 기필코 이 자리로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그렇게 미래의 일부를 저당 잡히는 행위였다. 감정과 위상의 불일치는 그리움이라는 멀미를 낳는다. 도달하기 전까지는 끊임없이 생의 한 길목에서 마음의 두통을 가라앉혀야 한다.
이옥토, 『처음 본 새를 만났을 때처럼』, 아침달, 2023, P.214
흐름을 견디는 몸은 어딘가 비어 있다. 물고기의 부레, 새의 기냥같이. 그렇다면 시간의 유속을 버티는 마음에도 빈 구석이 있을까.
이옥토, 『처음 본 새를 만났을 때처럼』, 아침달, 2023, P.14
'사진 속에서는 무언가 작은 구멍 앞에 포즈를 취했고 거기 영원히 머물러 있었다.'

사진 앞에서 우리는 이 사실을 믿는다. 어떤 그림 앞에서, 어떤 문장 앞에서도 믿지 않는 것을. 그리고 이 믿음에 슬픔이 스민다. 있었다,라는 저 판명한 사실은 과거형이기 때문이다. 마치 영원히 있을 것처럼 그때 당신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은 더 이상 그렇지 않음을 확인하는 일과 너무도 가깝기 때문에. 지금 당신이 살아 있더라도, 우리가 손을 잡고 있더라도 이는 마찬가지다. 당신의 사진을 볼 때, 나는 당신이 죽을 것을 동시에 본다. 어느 미래에, 당신이 죽어 없을 것이라고, 사진은 끝없이 말하고 있다.
목정원, 『어느 미래에 당신이 없을 것이라고』, 아침달, 2023, P.66
이 책은 그러니까 감히 영원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기 실린 사진들을 저는 어느 과거에, 누군가의 전미래에 찍었습니다. 삶의 모양을 알 수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그저 떠돌다 장면을 발견하면 그에 항복하듯, 실패하듯 셔터를 눌렀습니다. 두고 오고 싶지 않았습니다. 갖고 오고 싶었습니다. 미래로. 없는 당신에게로. 이 답장은 아직 늦지 않았습니까.

당신이 집에 도착하면 눈이 그쳤을 것입니다. 이 문장에서 지금 눈이 오고 있는지 아닌지는 밝혀지지 않습니다. 다만 당신은 집에 도착할 것이고, 그 전에 눈이 왔다가 그칠 것입니다. 눈이 왔을 것입니다. 눈이 올 것입니다.
목정원, 『어느 미래에 당신이 없을 것이라고』, 아침달, 2023, P.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