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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6月 26日 공개
6月 26日─────── CHAPTER 11 ───────
이상한 꿈에서 깨어나자, 아라키와 미쿠지, 그리고 코토바 세 사람이 눈에 들어옵니다.
미쿠지가 먼저 일어난 라무네와 레이에게 다가갑니다.
미쿠지
으와, 진짜 일어났네?!
레이
⋯그럼 이대로 죽었을까?
미쿠지
꼼짝 없이 죽은 줄 알았어! 겉보기엔 문제 없는데, 괜찮아?
스미야 라무네
⋯⋯. (상체를 불쑥 일으킨다.)
미쿠지
까, 깜짝이야! (화들짝;)
레이
(촉수로 관통당했던 복부는 어떻지?)
그러고 보니 통증이 거짓말처럼 사라졌습니다.
아무리 의학에 문외한이라도 그런 큰 부상을 상처 하나 안 남기고 치료할 수 없다는 건 압니다.
소름끼칩니다.
✿ 라무네, 이성 판정 0/1 ✿
스미야 라무네
(주위를 둘러보다가 레이가 멀쩡한걸 확인한다.) 되살아났어요?
스미야 라무네
✦Call of Cthulhu · 7th Edition
SUCCESS
이성 판정 · 성공 · 17 / 33 · 이성 −0
레이
이게 되살아난 건지, 없었던 일이 된 건지⋯.
다른 침대에는 아사히와 미유키가 잠들어 있습니다.
⋯아, 기억납니다.
라무네, 당신이 분명 저 둘을⋯
살해했습니다.
✿ 라무네, 이성 판정 1/1D6 ✿
스미야 라무네
✦Call of Cthulhu · 7th Edition
FAIL
이성 판정 · 실패 · 80 / 33 · 이성 −6
스미야 라무네
스미야 라무네 · 이성33 → 27 / 33(−6)
KP
라무네, 장기적 광기에 빠집니다. 주사위 굴려주세요.
스미야 라무네
광기의 발작 · Bout of Madness실시간 · 장기적
21d108라운드지속
도난탐사자가 1D10시간 후에 정신을 차려 보니 도난을 당했습니다. 다친 곳은 없습니다. 소중한 물건을 지니고 있었으면 운 판정을 해서 빼앗겼는지 확인합니다. 그 외의 귀중품은 자동으로 없어집니다.
✿ 라무네, 행운 판정 ✿
스미야 라무네
✦Call of Cthulhu · 7th Edition
SUCCESS
행운 · 일반 성공 · 18 / 34
당신은 문득 몸이 가벼워진 걸 느낍니다.
어라, 인두며 지갑이며⋯
전부 사라졌습니다.
레이
(옷은 멀쩡한가?)
무기도 잃었으니, 갑작스럽게 싸움이 벌어진다면 무방비 상태에 놓일 것입니다.
스미야 라무네
(?)
머리도 허전한 것이⋯ 더듬어보면 항상 얹고 다니던 고글도 없네요.
스미야 라무네
(무언가 결심한듯 허리춤의 인두를 잡아보지만⋯. 아무것도 없다.)
레이
(팬티 한 장만 남았군. 가엾어라.)
스미야 라무네
(허전⋯) 어디갔어⋯.
혼란스러워하는 사이 코우카가 아사히와 미유키의 팔에 주사를 놓습니다. 약을 투여하는 거겠지요.
스미야 라무네
레이님, 제 물건들 보셨어요? 다 어디갔담⋯.
우선 코토바나 미쿠지에게 말을 걸어 현재 상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 둘이라고 사라진 물건의 행방을 알 것 같진 않지만요.
레이
오다가 흘린 거겠지.
레이
칠칠치 못하군.
스미야 라무네
⋯⋯.
스미야 라무네
⋯⋯⋯⋯. (노려본다.)
레이
(인두도 고글도 뭣도 없는 네가 노려봐서 무얼 할 수 있지?)
미쿠지
(엄) ⋯저기?
스미야 라무네
잠든 사이에 뭔가 봤는데⋯. (중얼⋯)
미쿠지
뭐해? 눈싸움? 기운도 좋아.
레이
아무래도 사람을 둘이나 죽였으니 제정신일 리가.
스미야 라무네
⋯. (무기⋯무기가 없잖아⋯.)
레이
그래서, 이게 무슨 상황인지 설명을 좀 해주었으면 하는데.
미쿠지
허! 옆에 사람 세워두고 둘이 으르렁거릴 땐 언제고. (궁시렁거린다.)
스미야 라무네
내가 죽인 게 아니야⋯⋯. (중얼중얼⋯)
우즈치 코토바
(미쿠지 슬쩍 뒤로 빼낸다) 내가 설명할게.
스미야 라무네
(코토바 올려다본다.)
우즈치 코토바
음⋯ 일단 내 시점에서 말하자면, 정신을 차려 보니 산속에 잠들어 있었어. 노틸러스의 계획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납치되어 너희와 떨어뜨려놓은 거겠지. (미쿠지 흘긋 돌아본다.) 미쿠지가 날 찾아준 덕분에 너희에게 갈 수 있었어.
우즈치 코토바
엔마 씨는 우릴 막으려다가 중간에 멈췄고.
우즈치 코토바
그래서 너희를 응급처치하려 했더니, 그 자식⋯ 요스가가 "좋은 치료 시설이 갖춰진 우리 쪽으로 와"라고⋯.
우즈치 코토바
⋯거절한다는 선택지는 없었어. 살리고 봐야 하잖아.
우즈치 코토바
그 빌어먹을 놈⋯. (고개를 돌리고 분을 삭인다.) 여길 내어주고 하후리와 14번, 엔마 씨를 데려갔어. 인질로.
레이
하후리를?
스미야 라무네
요스가라면.
스미야 라무네
⋯코도쿠 얘기가 맞아?
스미야 라무네
검은머리에 재수없게 생긴⋯.
우즈치 코토바
(레이에게 끄덕였다가 라무네에게로 고개 돌린다. 곧바로 답하진 못하고.)
우즈치 코토바
⋯유감이야.
레이
요스가가 이렇게나 가까이 있었을 줄이야.
스미야 라무네
하하하⋯.
스미야 라무네
⋯⋯그래서 여기가 어딘데?
레이
(이건 뭐, 메일 차단한 보람도 없군. 얘기나 듣는다.)
미쿠지
(식식거리다가 불쑥 튀어나와 대꾸한다.) 낙양 연구소 한구석. 다른 말로 하면, 너희의 목적지지.
미쿠지가 천천히 근처의 창문을 엽니다.
행등의 연한 빛에 감싸인 거대한 도시, 교토가 보입니다.
낯익은 교토 거리가 기묘하게 조명되고 있습니다. 사계혼란의 영향으로 당장 세 계절이 관측됩니다.
우즈치 코토바
여기는 교토의 바로 아래에 위치한 노틸러스의 본거지, 어머니 공허를 기리는 복제된 도시야.
우즈치 코토바
다른 말로는 ‘낙의 수도’, 이게 노틸러스의 전모야.
우즈치 코토바
노틸러스는 오래 전부터 지하에 교토와 똑같은 도시를 세웠어.
주사기를 소독하고 돌아온 코우카가 끼어듭니다.
아라키 코우카
노틸러스는 이 지하 도시를 부상시켜 지상의 인간을 먹이로 삼는 계획을 세웠다. 6월 마지막 날, 30일에 말이야.
아라키 코우카
너희는 그 계획에 휘말려 있어⋯. 10년 전부터 말이지.
아라키 코우카
우리도 마찬가지다. 그 남자에게 놀아나고 있는 거야.
레이
놀아났지. 암, 그렇고말고.
레이
(누구 씨보단 아닌 거 같지만.)
스미야 라무네
⋯⋯. 어디까지 알고 있었지?
레이
무엇을?
스미야 라무네
노틸러스는 모르는 모양이고.
레이
흐~음?
스미야 라무네
그 놈이랑 한패지? 이 쓰레기야.
레이
아하, 화풀이 대상을 이쪽으로 돌리시겠다?
스미야 라무네
대답이나 해.
스미야 라무네
아니면 아니라고 똑바로 말을 하던가.
레이
아─니.
레이
(그저 한 마디 툭 뱉는다.)
스미야 라무네
⋯⋯.
코우카가 레이를 가만히 응시합니다.
노려보는 듯한 시선은 곧 다른 곳으로 향하고. 대신 말문이 열립니다.
아라키 코우카
레이.
아라키 코우카
널 알아보지 못했을 거라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아라키 코우카
아사히를 네가 있는 곳으로 보내라 명령받았을 땐 화가 나 미치는 줄 알았다. 거역할 방도가 없으니 더더욱.
스미야 라무네
(충동적으로 주변에 집히는걸 아무거나 잡아 던지려다가, 멈칫.)
아라키 코우카
⋯네가 한 짓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아라키 코우카
잊을 생각도 없다.
아라키 코우카
나는 너를 평생 용서하지 않을 거다. 그때의 네가 몇 살이었든, 자의였든 타의였든, 사감이 있었든 없었든⋯.
아라키 코우카
⋯용서할 수 없어.
아라키 코우카
그러니 너도 네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잊지 마라. 이미 일어난 일은 되돌릴 수 없으니까.
아라키 코우카
나는 네 동료들과 달리 무르지 않아. 또다시 허튼 짓을 한다면 목숨 걸고 널 막겠다.
아라키 코우카
⋯그리고, 입 간수를 좀 하지 그래. 이 지하 어딘가에 시체로 던져지고 싶은 게 아니라면 말이다.
적막이 흐릅니다. 코우카가 한참동안 숨을 고르다 감정을 눌러담습니다.
아라키 코우카
⋯공사 구분 하나 못 해서 이런 얘길 한 건 아니다.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도 안다.
아라키 코우카
협력은 별개의 문제니 얌전히 기다려라.
아라키 코우카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것 같은 라무네를 돌아본다.) 너도 예외는 아니야.
스미야 라무네
(잡고있던 쓰레기통을 신경질적으로 바닥에 내던진다.)
스미야 라무네
협력하자고?
아라키 코우카
하⋯. (미간 짚는다.) 내 말이 말 같지 않은 모양이지.
레이
(그래, 우습기 짝이 없는 말을 가만히 듣고 있자니 도리어 잠이 몰려오는 기분이다. 작게 하품하며 부채로 입가를 가린다.)
스미야 라무네
참고있어요. 지금 계속 참고 있으니까.
스미야 라무네
(하품하는거 보고 혀찬다⋯) 저거랑 나한테 하고싶은 말이 뭐예요?
아라키 코우카
아, 너는 참고 있으니 내가 맞추라, 이건가.
스미야 라무네
⋯⋯.
아라키 코우카
너, 화가 나서 뵈는 게 없는 모양인데.
아라키 코우카
단언컨대 너보다 내가, 많은 걸 잃고, 많은 걸 희생했으며, 많은 걸⋯
아라키 코우카
포기했고, 포기하고 있으니.
스미야 라무네
뭘 안다고⋯⋯.
아라키 코우카
⋯말이 안 통하는군.
날 선 기류 속, 아사히와 미유키가 누워 있는 침상 쪽에서 기척이 느껴집니다.
레이
안 가보셔도 되나? (아사히 가리킴.)
레이
상냥하게 아침 인사라도?
아라키 코우카
입 간수, 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셋카 미유키
(눈을 뜬다. 온통 새하얀 공간이다.) ⋯.
레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이었는데.
셋카 미유키
(여긴 어디지? 나는 왜 여기⋯⋯⋯. 그보다 나는 누구지?)
하나미 아사히
⋯⋯아버지? (정신이 들면 얼굴을 쓸다가 몸체를 일으킨다.)
셋카 미유키
(모르는 공간, 모르는 사람들⋯. 알 수 없는 말들이 오간다.)
셋카 미유키
다, 당신들 누구야⋯?
두 사람이 눈을 뜨자, 코우카가 아사히를 힐끗 보고 미유키에게 수첩을 건넵니다.
아라키 코우카
혼란스럽겠지. 본의 아니게 네 수첩을 회수해 두었다. 가장 최근 날짜가 적힌 수첩과 평소에 들고 다닌다고 들었던 것밖에 없지만, 확인하는 게 좋을 거야.
셋카 미유키
⋯? (수첩을 건네받고 눈앞의 남자를 바라본다.)
하나미 아사히
(제 아버지가 하는 말과 셋카의 상태를 번갈아 살핀다.) 셋카.
셋카 미유키
확인하는 게 좋을 거라고? (반응하지 않는다. 내 이름이 뭔지 모르니까.)
스미야 라무네
⋯⋯.
스미야 라무네
셋⋯ (입을 다문다.)
스미야 라무네
(한숨 쉬며 옆에서 손수 수첩을 펼쳐 보여준다.)
스미야 라무네
아무튼 읽으세요.
스미야 라무네
⋯이런거구나. 아⋯.
셋카 미유키
(수첩을 펼쳐주는 인물을 가만히 바라본다.)
셋카 미유키
⋯. (어쩐지 그리운 느낌이 든다.)
셋카 미유키
(왜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모른 채, 펼쳐진 수첩을 본다.)
스미야 라무네
(안쓰럽단듯이 내려다본다.) ⋯.
스미야 라무네
전 라무네라고 해요.
셋카 미유키
(이름, 셋카 미유키. 나이 스물셋. 간단한 인적 사항이 적혀있다. 아비의 사람들의 이름과 간단한 특징들까지.)
스미야 라무네
거기 적혀있죠?
스미야 라무네
저쪽이 레이⋯.
셋카 미유키
(그리고 맨 아래⋯이렇게 적혀있었다. ‘나’는 2주가 되면 기억이 리셋된다.)
하나미 아사히
(둘의 대화를 바라보다가 코우카의 안색을 계속해서 살핀다.) ⋯⋯.
셋카 미유키
⋯⋯⋯⋯⋯.
스미야 라무네
저기 앉아있는건 하나미님.
셋카 미유키
나는, 그러니까⋯.
셋카 미유키
셋카, 는. 이제 전부 이해했어. 하나 군도 무네 군도 레이 군도 모두 아비의 동료들이야⋯. 맞지?
하나미 아사히
⋯ 맞아. '그' 시기가 안 좋게 겹쳤나 보네. 조금 진정됐어? 셋카.
셋카 미유키
⋯⋯ 하나 군. (수첩에 하나미 아사히에 대한 내용을 떠올린다. ‘신뢰하고 있는 사람’ ‘셋카의 비밀을 아는 사람’)
셋카 미유키
⋯응, 진정됐어.
스미야 라무네
네, 맞아요⋯. (울컥해선 말문이 막힌다.)
레이
셋카, 잘 잤니?
셋카 미유키
좋은 아침⋯ 레이 군. 이라고 하는 게 맞을까? 지금 무슨 상황인 거야? (수첩에 레이에 대한 내용을 떠올린다. 단아한 사람, 예술을 좋아하지만 조금 까다롭다. '날 내치지 않는 괜찮은 사람‘)
레이
흐-음⋯. 그렇게 좋지는 않은 상황? (시선이 코우카로 향할 수 있게 비켜선다. 아까 설명 잘 하더만.)
스미야 라무네
⋯⋯. (설명할 의지를 잃었다.)
하나미 아사히
⋯아버지. 저와 셋카는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분명 이전에 세이칸 신사에 와서, 왔고. 그리고⋯.)
스미야 라무네
(괜히 뚫렸던 배나 만지작 거린다⋯)
셋카 미유키
(조용히 수첩의 내용들을 더 읽어 내려간다.)
아라키 코우카
⋯. (잠시 말을 고른다. 구태여 사이가 더 나빠지도록 만들 필요는 없으니.) 세이칸 신사에서, 너희와 엔마가 별의 어머니에게 조종당했고⋯.
아라키 코우카
저 둘과 전투를 벌인 끝에 치명상을 입어 여기로 오게 되었다.
아라키 코우카
지금은 6월 26일이다. 여태껏 치료 받으며 잠들어 있었던 거지.
아라키 코우카
⋯뭐, 깨어났으니 됐다.
하나미 아사히
별의 어머니, 요⋯.
셋카 미유키
⋯별의 어머니? (수첩에서 본 단어다.)
하나미 아사히
아버지. 그것보다 저 혹시, 눈은⋯. (이 자리에서 물어도 되는가? 눈치를 보며 넌지시 질문한다.)
아라키 코우카
⋯. (침묵한다. 직접적인 대답은 내놓지 않고 고개를 돌린다.)
아라키 코우카
적어도 아사히, 너는.
아라키 코우카
다시 조종 당할 걸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스미야 라무네
⋯무슨 소리?
레이
흐음⋯?
하나미 아사히
⋯⋯아버지⋯! (크게 소리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라키 코우카
아사히.
아라키 코우카
지금은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게 좋겠군. 해야 할 일이 많지 않던가, 너희.
셋카 미유키
해야 할 일?
스미야 라무네
많다마다⋯.
스미야 라무네
설명 다 끝나셨으면요.
스미야 라무네
가볼게요.
하나미 아사히
(이름을 호명하면 입을 다물어 아랫입술을 잘근거리다가 고개 숙인다.) ⋯맞죠. 하지만, ⋯.
하나미 아사히
⋯⋯나중에 다시 말씀드릴게요. 당장 알아볼 일들이 많은 것 같으니까.
스미야 라무네
몸은, 괜찮으신가요.
스미야 라무네
하나미님, 셋카님.
레이
많이 아프진 않고?
스미야 라무네
⋯⋯.
스미야 라무네
(물어보다 말고 레이 뒤로 빠진다.)
셋카 미유키
(제 몸을 더듬으며 살펴본다.) ⋯응, 셋카는 괜찮은 것 같아.
하나미 아사히
어디 상한 곳은 없는 것 같네. ⋯. (스미야 말에 답하고 뒤에 들린 음성에는 혀를 찬다.)
셋카 미유키
무네 군이랑 레이 군은? 괜찮아?
레이
괜찮다네? (뒤에 있을 누군가에게 알려준다.)
레이
우리야 뭐, 멀쩡하단다.
레이
누구는 잃어버린 게 아주 많은 모양이다만.
스미야 라무네
(이 놈은 왜 유난히 멀쩡해보이는거⋯?)
스미야 라무네
⋯별로 안괜찮아요. (퉁명스럽게 대답한다.)
스미야 라무네
지금은 그런거 따질 때가 아니라서⋯.
셋카 미유키
(침대에서 발을 뗀다. 스미야 라무네의 곁으로 다가가서) ⋯미안해.
셋카 미유키
안 괜찮은 거 셋카 때문이지?
스미야 라무네
(뒷걸음질 친다.) 왜, 그렇게 생각을⋯.
셋카 미유키
방금 저분이⋯. (아라키 코우카를 가리킨다.) 셋카랑 하나 군이 조종당했다고 했잖아.
셋카 미유키
상처 입힌 거지? 셋카가⋯.
셋카 미유키
사과는 하고 싶으니까. ⋯받아주면 좋겠어.
스미야 라무네
(입술을 잘근잘근 씹는다.) 아니, 하지마⋯.
셋카 미유키
⋯왜?
스미야 라무네
사과하지마세요⋯.
셋카 미유키
⋯⋯역시 화 많이 난 거야?
스미야 라무네
(조금, 치사하다고 생각한다.)
스미야 라무네
⋯옛날에 멋대로 구해준 것도.
스미야 라무네
그리고 매번 다 잊어버리는 것도⋯.
스미야 라무네
그런 주제에 사과하는 것도 다⋯.
스미야 라무네
자기 마음대로야⋯⋯.
셋카 미유키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셋카 미유키는 스미야 라무네를 예전에 구해준 적이 있나? ⋯. 수첩에는 없는 내용이다.)
스미야 라무네
제 이름이 왜 라무네인지 아세요?
스미야 라무네
제 본명은 하나타바 후쿠로.
스미야 라무네
⋯기억 못하신다면 사과 받을 생각 없어요.
스미야 라무네
싸우고싶단 뜻은 아니예요, 그냥⋯. 전⋯⋯.
스미야 라무네
뭘 믿어야 할지, 아무것도, 아무도. 곁에 남은 사람이 없어. 모르겠어⋯.
스미야 라무네
그냥⋯. 셋카님도.
스미야 라무네
하나미님도.
스미야 라무네
레이님도⋯.
스미야 라무네
저한테 아무것도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스미야 라무네
⋯괜히 사과해서 사람을 이런 꼴을.
스미야 라무네
(뛰쳐나간다.)
셋카 미유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다. 더 이상 다가갈 수도 없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서, 스미야 라무네의 말을 헤아릴 수 없어서.) ⋯.
셋카 미유키
⋯미안, 셋카가 뭔가 실수를 했나 봐.
하나미 아사히
이런, 라무네! (저 상태로 어딜 가려고. 일단 뒤쫓아 나간다.)
레이
정신이 어려서 그러니 너무 마음 쓰지는 말렴.
셋카 미유키
그래도⋯.
레이
⋯그렇게 마음 쓰인다면 말이야.
레이
앞으로는 ‘미안해’ 말고 ‘잘 부탁해’는 어떨까.
셋카 미유키
(가만히 눈만 깜빡인다.) 역시 레이 군은 좋은 사람이야.
셋카 미유키
⋯새겨들을게.
레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셋카 데리고 뒤따라 나간다.)
방밖으로 나가려던 그때, 스피커에서 안내를 알리는 벨소리가 울립니다.
가볍디 가벼운, 낯익은 목소리입니다.
반사적으로 몸이 굳습니다.
칸나기 코도쿠
아아, 들리나? 슬슬 일어날 때가 됐는데~
칸나기 코도쿠
다시 한 번 안녕, 시키오쿠리 여러분. 너희가 제일 좋아하는 코도쿠 형이야. 몸은 다 나은 것 같아서 다행이네.
코도쿠는 평소처럼 태연합니다. 여러분과 대화할 의향이 있는 듯합니다.
하나미 아사히
⋯! (뭔, 벨소리에 이어 목소리가 들리면 순간 멈칫한다.)
셋카 미유키
나기 군?
스미야 라무네
(따라오는 하나미 보고 전력질주⋯하다가 굳는다.)
레이
저건 나기 군이 아니라 미친놈. (정정해 준다.)
스미야 라무네
이 미친새끼⋯.
셋카 미유키
으응? (어리둥절)
칸나기 코도쿠
맞아. 나야, 미유키.
칸나기 코도쿠
놀랐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서.
칸나기 코도쿠
하핫, 그래도 너는 괜찮아. 몇 년 동안 지켜봤지만, 정말 훌륭해. 결함은 있어도 기억 따위는 어떻게든 될 거야. 오히려 대처하는 방법도 배웠잖아?
칸나기 코도쿠
잘했어. 아빠는 기뻐, 네가 이렇게 자라줘서.
셋카 미유키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어.
칸나기 코도쿠
부정해도 소용 없어. 너는 나로 인해 태어났고, 내가 있어서 살아갈 수 있는 거야. 너는 누구보다도 특별한 아가치니까.
칸나기 코도쿠
기억 안 나? 네 몸에서 기어 나온 그 무수한 촉수들.
칸나기 코도쿠
너도 곧 다시 태어날 거야.
칸나기 코도쿠
기대되지? 친구들한테 화려한 무대를 보여주자고.
스미야 라무네
⋯. (와 눈물뚝)
셋카 미유키
⋯⋯⋯⋯⋯.
하나미 아사히
저 미친놈이 뭐라는 거야⋯?
스미야 라무네
어딨어, 이 개새끼야!!!!
칸나기 코도쿠
아하, 이 목소리는~
칸나기 코도쿠
좋은 아침, 라무네.
칸나기 코도쿠
(그러더니 잠깐 말이 없다. 이상하게도.)
칸나기 코도쿠
(이윽고 진심으로 안타까워한다.) 네겐 정말 못 할 짓을 했어.
칸나기 코도쿠
나는 널 정말 아끼고 사랑하지만, 네 주변이야 아무래도 상관없어서.
칸나기 코도쿠
아, 특별한 의미는 없어. 하지만 정말 안됐네.
스미야 라무네
하하하하하⋯.
셋카 미유키
셋카, 이게 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스미야 라무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스미야 라무네
뭐라는거야? 어딨어? 이새끼야. 넌 오늘 뒤졌다.
레이
귀담아듣지 않아도 돼. 다 개소리란다. (셋카 향해 부채나 펄럭여준다.)
칸나기 코도쿠
뭐야, 형한테 화내는 거야?
칸나기 코도쿠
그런 점이 귀여워서 못 버리겠어⋯. 아니, 진심으로 가여운 거야. 주변 사람들을 죽여온 놈에게 이토록 마음을 내어 주다니.
칸나기 코도쿠
그렇다고 네가 나를 온전히 증오할 수 있을까.
칸나기 코도쿠
라무네, 내가 미워?
스미야 라무네
⋯⋯.
스미야 라무네
하, 하하⋯.
스미야 라무네
⋯. (당연하지⋯)
스미야 라무네
(왜 말이 안나오지? 기분이 더럽다.)
스미야 라무네
언제까지 이딴 대화를 계속할 생각이지.
스미야 라무네
바라는게 뭐야.
칸나기 코도쿠
바라는 거?
칸나기 코도쿠
없어, 딱히. 고상한 목표도 없고, 특별한 야망도 없어.
칸나기 코도쿠
이유 같은 걸 듣는다고 해서 뭐가 달라져? 다들 목소리 상태를 보아하니, 뭘 들어도 마음에 안 들어할 거잖아. 여기까지 와서 나를 교화하는 소년 만화 같은 일을 하고 싶은 건 아닐 테고.
칸나기 코도쿠
세상 모든 갈등을 말이나 사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살인청부업자라는 직업도 없었겠지.
칸나기 코도쿠
결국 그거야, 가치관의 차이.
칸나기 코도쿠
(결국 제가 물은 말에 대답하지 못한 걸 알아채면 웃는다.) 저기, 라무네.
칸나기 코도쿠
이 말을 믿어줄진 모르겠지만⋯ 나도 네가 있어서 기뻤어. 그러니 네게 저주로 남는 것도, 내겐 제법 즐거운 일이 되겠지.
칸나기 코도쿠
날 잊지 마.
스미야 라무네
아니⋯.
스미야 라무네
이런 씨―――― (소리 지르면서 벽을 몇 번 친다.)
스미야 라무네
절―대 기억 안할건데?
스미야 라무네
네가 즐거울 일 같은건 한톨도 안남게 해주지⋯.
스미야 라무네
이 개새끼, 미친새끼⋯. 사람을 우습게 여기고⋯.
스미야 라무네
목이나 닦아 놔, 죽여버리게!!!
칸나기 코도쿠
우습게 여겼다니. 말했잖아? 널 정말 아낀다고.
칸나기 코도쿠
그래, 그래. 네가 원한다면 그 정도야 해줄 수 있지.
하나미 아사히
스미야. 진정해 일단⋯. 흥분하면 죽일 것도 놓쳐버리니까. (벽치는 스미야 옆에서 손 살펴주고 있다.)
스미야 라무네
⋯. (세게 쳤는지 손이 까져서 피가났다⋯.)
칸나기 코도쿠
거기 다정하네~ 역시 동생 둔 오빠라 그런가?
하나미 아사히
(들고 다니던 의료용품 꺼내들다가 부르는 소리에 행동을 멈춘다.)
칸나기 코도쿠
아사히. 14번이 왜 14번인지 넌 모르지?
칸나기 코도쿠
본명은 따로 있지만, 14번은 그 아이가 스스로 별명처럼 지은 이름이야.
칸나기 코도쿠
하하, 별 의미는 없어. 나는 왜 그렇게 지었는지 모르니까.
칸나기 코도쿠
네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하나미 아사히
⋯⋯.
하나미 아사히
⋯⋯⋯.
칸나기 코도쿠
말해봐. 코우카의 일도, 어머니의 일도 전혀 모르잖아. 심지어 너 자신과 네 가족을 죽인 사람조차 잊어버리고 말이야.
칸나기 코도쿠
그뿐인가? 코우카가 깊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 이유도, 매달 보내는 선물의 의미도 너는 모르지⋯.
칸나기 코도쿠
코우카는 어떤 기분으로 널 아비에 보냈을까.
칸나기 코도쿠
뭐, 아비로 보내라 한 건 나지만.
하나미 아사히
전부 네가⋯⋯.
하나미 아사히
네가 우리 가족을⋯.
하나미 아사히
⋯⋯.
그 말을 들은 코우카가 책상을 세게 내리칩니다.
이정도로 충혈된 눈은 처음 봅니다.
아라키 코우카
그 입 다물어!
칸나기 코도쿠
무섭네, 무서워. 아버님은 성질이 급해서 곤란해. 어머님은 그렇게 너그러우신데.
아라키 코우카
⋯감히 카오루를 입에 담지 마. 더러운 자식.
칸나기 코도쿠
카오루? 아직도 ’그것’을 그렇게 부르는구나. 귀엽네요, 아버님.
셋카 미유키
⋯?
하나미 아사히
죽일 놈이 따로 있는 건 알았지만 정말⋯.
하나미 아사히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죽여버릴 수 있겠어.
칸나기 코도쿠
하하, 나는 환영이야.
하나미 아사히
우리 아버지한테 그 더러운 입 놀리지 마.
칸나기 코도쿠
옆에 전문가도 있고 말이지. 안 그래? 꼬마야.
레이
오랜만~?
스미야 라무네
⋯ (눈동자를 굴린다. 스피커와 레이 사이.)
칸나기 코도쿠
그래, 오랜만이야.
스미야 라무네
아니라면서?
칸나기 코도쿠
너와 되살아난 사람들 사이의 만남은 내가 계획한 필연이었어. 최고의 피해자와 최고의 가해자가 만난 소감은 어때?
칸나기 코도쿠
네가 받은 건 의뢰가 아니라 내 독단적인 명령이었던 거야⋯. 아, 너한테는 상관 없나? 어쨌든 나한테서 온 의뢰였고, 죽이기로 결정한 건 그때의 너였으니까.
칸나기 코도쿠
우즈치 코토바를 가차없이 죽이고⋯.
칸나기 코도쿠
아, 맞아. 라무네의 집도 끔찍했지? 어린 나이에 넷을 처리한 건 대단했어. 한 명을 놓쳐서 아쉽긴 해도. 하지만 그 덕분에 네게 잠재된 재능을 발견할 수 있었지.
칸나기 코도쿠
아라키 가문은 어때. 난 그때 장례식에서 짐승처럼 울부짖던 코우카 선생님의 목소리가 잊히지 않더라.
스미야 라무네
⋯⋯.
칸나기 코도쿠
자랑스러워해. 넌 그만큼 많은 사람을 죽이고 날 여기까지 오게 해준 거야. 학교라면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줬겠지만⋯.
칸나기 코도쿠
너는 학생보다 살인마가 잘 어울렸어. 어릴 적부터.
하나미 아사히
⋯⋯하.
칸나기 코도쿠
꼬마야, 안 그래?
레이
내가 죽인 사람을 하나하나 되살려 앞에 세워놓고, 이제 와 어린애 하나 잘 골라잡아 사람 죽이는 데 써먹은 이야기까지 무용담처럼 늘어놓는다라⋯.
레이
뭐, 의뢰였든 명령이었든 그때의 나는 들어오는 족족 받아들이던 처지였으니.
레이
그걸 가지고 당신을 원망할 생각은 없어.
레이
그런데 말이다⋯. (부채 끝으로 제 턱을 가볍게 두드린다.)
레이
그걸 네 대단한 업적이라도 되는 양 떠벌리는 꼴은 조금 우습달까.
칸나기 코도쿠
아, 그렇게 들려? 자랑하려던 건 아니었는데~ 부끄럽네.
칸나기 코도쿠
아니면, 그렇게 들리는 이유는 너한테 있겠지.
칸나기 코도쿠
(즐거운 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간다.) 그렇지, 너희에게 유용한 이야기라면⋯.
스미야 라무네
뭐하냐⋯?
칸나기 코도쿠
엔마도 하후리도 14번도 앞으로 충분히 놀아줄 생각이야. 너희는 싫어하겠지만.
칸나기 코도쿠
경주를 하자. 내가 저 놈들을 부수는 게 먼저일지, 너희가 나를 먼저 죽이는 게 먼저일지. 기한은 6월 30일까지야.
칸나기 코도쿠
이 도시는 교토와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어. 그리고 너희가 찾고 싶은 이들은 이 도시의 어딘가에 있지. 너희도 최근 반드시 한 번은 갔을 장소야.
칸나기 코도쿠
갈피를 못 잡겠다면 제대로 조사하고 가는 게 좋을걸.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까.
그 말을 마지막으로 스피커의 노이즈가 끊깁니다.
안색이 질린 코우카가 먼저 출구를 가리킵니다.
셋카 미유키
⋯⋯⋯⋯⋯⋯⋯⋯⋯.
하나미 아사히
⋯⋯저 새끼⋯.
아라키 코우카
⋯나가지.
스미야 라무네
하⋯.
스미야 라무네
레이님. 한 마디만 듣고싶은데요⋯
스미야 라무네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던거겠지?
하나미 아사히
(가만히 듣고 있다.)
레이
어쩔 수 없는 사정이라도 있었으면, 네 태도가 달라지나?
스미야 라무네
⋯⋯.
스미야 라무네
대답을 똑바로 하라고 했잖아⋯.
스미야 라무네
전 진심으로 레이님 "봐드리고"싶거든요.
레이
하아⋯⋯, 정말 귀찮게 구네.
레이
이게 네가 원하는 대답일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레이
그래. 아사히의 말을 빌리자면, 내가 아비 어미 없이 자란 것 같다고 했었지.
레이
그 말이 딱 맞아. 부모 없이 자랐으니까.
레이
⋯⋯아니, 정확히는 내가 죽였지만.
레이
이건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니까 잠시 넣어두고.
스미야 라무네
⋯?
셋카 미유키
⋯.
하나미 아사히
뭔⋯.
레이
⋯⋯중요한가? 다들 왜 이런 반응이지.
스미야 라무네
⋯그것보다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요?
하나미 아사히
왜 그딴 선택을 했는지는, 네가 더 할 얘기에 중요하지 않은가 봐.
레이
아아⋯.
레이
가족이 두려웠거든.
레이
무엇이 그렇게 두려웠는지는 기억나지 않아.
스미야 라무네
⋯⋯. (막상 들으니까 기분이 영⋯.)
셋카 미유키
⋯⋯⋯.
레이
그 사람들이 내게 어떤 가족이었는지도,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이제는 흐릿하고.
레이
확실하게 남아 있는 건 내가 두려워했다는 것과⋯⋯그래서 죽였다는 사실뿐.
레이
불쌍한 사정으로 포장하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니까.
레이
그저 네가 그렇게 듣고 싶어 하던 ‘어쩔 수 없는 사정’이라는 걸 굳이 찾아보자면⋯⋯.
레이
내게는 그게 시작이었다는 이야기야.
스미야 라무네
⋯.
레이
어린 나이에 부모의 보살핌도 없이 혼자 남겨진 사람은 필연적으로 남들보다 처절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지.
레이
당장 살아남는 게 먼저인데 물불 가릴 처지가 어디 있겠니.
레이
들어오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받아들였고 시키는 일이라면 뭐든 했어.
레이
그런데, 그러다 보니⋯⋯ 글쎄.
레이
내가 사람 죽이는 데 제법 재능이 있다나 뭐라나.
레이
그러니 계속했어, 그뿐이야.
스미야 라무네
⋯⋯. (쉽게 입을 열지 못한다.)
스미야 라무네
가족이 없으면⋯.
하나미 아사히
비겁하게 도망쳐 다니는 건 태생부터 타고났었구나⋯.
스미야 라무네
⋯⋯.
하나미 아사히
잘도 구질구질하게 여태 살아왔고.
하나미 아사히
아, 그래.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이 밑바닥에서 뭔들 못하겠어.
스미야 라무네
(하나미 눈치를 본다.)
셋카 미유키
(수첩에서 얻은 정보만으로는 모든 이야기를 해석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전부를 적어두진 않으니까⋯. 그래서 셋카 미유키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하나미 아사히
⋯불쌍한 놈.
하나미 아사히
너를 낳은 네 아비와 어미가 불쌍하다. 참으로.
스미야 라무네
⋯하나미님.
스미야 라무네
말이 좀⋯.
레이
그렇네, 불쌍할지도 모르지.
레이
정작 나는 그 사람들이 어떤 부모였는지도 기억나지 않지만.
레이
그러니 나를 대신해서 마음껏 가엾게 여겨주렴.
레이
적어도 나보다는 네가 그 사람들 사정을 더 잘 헤아려주는 것 같으니까 말이야.
스미야 라무네
⋯⋯. (모르겠다. 무슨 기분인지 모르겠지만 레이에게 미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기분이 더럽네.)
하나미 아사히
⋯⋯.
스미야 라무네
가족이 없으면 슬프죠.
스미야 라무네
⋯⋯.
스미야 라무네
뭐 동정할 생각은 없지만⋯.
스미야 라무네
⋯⋯. 에이⋯씨. 괜히 들었네⋯.
스미야 라무네
평소 하던대로 하시지⋯.
레이
평소 같지 않았나?
셋카 미유키
기억이 없다는 것도 슬픈 일이야. 과정을 모른 채 지금 결과로 내가 있다는 거잖아.
셋카 미유키
⋯⋯. (무언가 더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셋카 미유키
우선 가자.
셋카 미유키
시노 군도 14번도 모두 구해야 하잖아.
하나미 아사히
슬픈 일 참 많아서 좋겠어⋯. (레이한테 일갈한다. 밖으로 몸을 돌린다.)
스미야 라무네
⋯⋯.
스미야 라무네
네, 갑시다. (따라간다.)
여러분은 코우카의 안내를 따라 연구소로 나옵니다.
책상과 수많은 책장 사이에서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아사히에게는 아주 익숙한 물건입니다. 코우카가 당신에게 자주 보냈던 꽃이니까요.
아라키 코우카
여긴 내 연구실이다. 코도쿠가 건드린 흔적은 없어.
아라키 코우카
이곳에 노틸러스에 대해 조사한 내용을 남겨두었으니 필요하면 확인해라.
아라키 코우카
그리고 너희, 노틸러스와 깊게 엮이면서 되살아나는 과거의 기억도 분명 도움이 될 거다.
셋카 미유키
⋯셋카도 기억할 수 있을까?
하나미 아사히
감사합니다 아버지⋯. (꽃에 멍하니 시선을 둔다.)
아라키 코우카
글쎄⋯. 적어도 알 순 있겠지.
아라키 코우카
피곤해서 먼저 가볼 테니 본 건 제자리에만 둬.
스미야 라무네
⋯.
레이
(다른 할 것도 없으니 훑어보기나 한다.)
하나미 아사히
네, 들어가 쉬세요. 무슨 일 있으면 부르시고요.
셋카 미유키
셋카도 아는 내용이 있다면 전부 말해줄게.
사진, 책상, 책장이 보입니다.
하나미 아사히
알 수 있는 건 전부 알아내고 가자. (사진을 살핀다.)
셋카 미유키
(하나미 아사히 옆에서 조심히 같이 본다⋯.)
작은 책상 위에 놓인 사진입니다. 사진에는 세이칸 신사에서 본 황록색 여신상이 찍혀 있습니다.
또한 녹색 보석이 장식된 짚으로 된 고리 사진도 있네요.
✿ 지능 판정 ✿
하나미 아사히
✦Call of Cthulhu · 7th Edition
SUCCESS
지능 · 일반 성공 · 49 / 65
셋카 미유키
✦Call of Cthulhu · 7th Edition
EXTREME
지능 · 극단적 성공 · 12 / 85
레이
(흘끔.)
레이
✦Call of Cthulhu · 7th Edition
FAIL
지능 · 실패 · 96 / 60
스미야 라무네
✦Call of Cthulhu · 7th Edition
FAIL
지능 · 실패 · 69 / 45
레이
(책상으로 바로 간다.)
스미야 라무네
이게 다 뭐야?⋯. (난생 처음보는 풍경이다⋯)
이 색상의 보석으로 장식된 짚으로 된 고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야스이 콘피라궁, 유문 신사, 세이칸 신사입니다.
레이는 책상을 둘러봅니다.
✿ 레이, 관찰력 판정 ✿
레이
✦Call of Cthulhu · 7th Edition
HARD
관찰력 · 어려운 성공 · 17 / 70
레이가 노틸러스의 직원이 쓴 보고서를 발견합니다.
레이
이게 다 무슨 얘기람. (난 교육 수준이 높지 않다.)
레이
셋카, 네 이름이 나오는데 읽어보련?
스미야 라무네
(라무네가 우당탕 보러온다)
셋카 미유키
셋카 이름이? (레이에게로 걸어가서 본다.)
레이
그래, 너도 와서 보고. (아사히 부른다. 라무네는 뭐지?)
하나미 아사히
⋯? (큰소리에 어그로가 끌려 같이 보러간다.)
셋카 미유키
음. (의외로 담담하다. 당연, 기억이 없으니까.)
레이
알아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레이
(에휴⋯너도 와서 봐라 라무네.)
셋카 미유키
셋카도 아는 내용이기는 해.
셋카 미유키
⋯ 셋카의 얘길 좀 더 해주는 게 좋을까?
하나미 아사히
⋯알고 있었어?
셋카 미유키
대강은. 수첩에 적혀있었으니까.
스미야 라무네
(감사합니다) 뭐라고 적혀있는데요⋯?
하나미 아사히
난 처음 보는 얘기들이야. ⋯이후에 알게 된 건 몇 개 있지만, 셋카가 알고 있는 게 있다면 더 알려줘.
셋카 미유키
그러니까⋯. 엔마라는 사람이 말해 줬던 거라고 적혀있어. (수첩에 적힌 내용은 이미 다 외웠다. 유창하게 말을 이어나간다. 마치 원래 ‘기억’하고 있었다는 듯이.)
셋카 미유키
별의 어머니의 뇌를 이식 했다고.
셋카 미유키
그리고⋯ 내가 꽤 중요한 역할이란 것도.
스미야 라무네
(셋카의 머리를 잡아본다⋯) ⋯??
셋카 미유키
(모두를 바라본다.) 셋카, 그래서 모두에게 부탁하고 싶은 건⋯. (으응?)
하나미 아사히
⋯?
레이
(익숙하게 먹금한다.) 뭔데?
스미야 라무네
(두리번⋯) 수술자국은 없어보이는데⋯?
셋카 미유키
만약 다음번에 셋카가 아니게 되면 그땐 (손가락으로 제 머리를 가리킨다.) 여길 노려.
스미야 라무네
⋯.
하나미 아사히
⋯⋯셋카.
레이
⋯그런 말을 잘도 하네.
셋카 미유키
(어깨를 으쓱인다.) 그렇게 나기 군의 계획을 엎지를 수 있다면야.
셋카 미유키
이게 옳은 선택인 거지.
레이
그러다가 진짜 소멸해 버릴지도 몰라?
스미야 라무네
(셋카 이마에 딱!!!!!!콩)
하나미 아사히
누군가의 희생으로 얻은 성과는, 별로일 것 같네.
셋카 미유키
⋯⋯??????????????????
셋카 미유키
왜, 왜 때려?
스미야 라무네
아프죠?!
스미야 라무네
딱콩 하나도 아픈데 머리가 박살나면 얼마나 아프겠어요?!
셋카 미유키
신중하게 생각해야 돼.
스미야 라무네
⋯⋯.
셋카 미유키
세상이 뒤집히는 것과 나 하나의 목숨.
셋카 미유키
어느 쪽이 더 우선 되어야 할까?
스미야 라무네
속상한 말 좀 하지마세요!!
스미야 라무네
(대답 못하고 책장 쪽으로 쿵쾅쿵쾅 간다.)
하나미 아사히
⋯너는, '셋카 미유키'는 그 희생을 언제나 각오하고 있었어?
셋카 미유키
그랬던 것 같아.
레이
(같이 책장으로 간다.)
셋카 미유키
오히려 바랐을지도 모르고.
하나미 아사히
⋯⋯.
셋카 미유키
꽤 괴로워 했어. ‘셋카 미유키’는.
하나미 아사히
네가 괴롭지 않게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네. (머리를 한 번 문질러주고 책장으로 간다.)
셋카 미유키
⋯기억이 계속 리셋되는 이상 괴로움에서 벗어날 일은 없겠지. (중얼거리곤 따라 책장으로 간다.)
책장에는 방대한 자료가 있습니다.
하나 둘 그 앞으로 모여 도움이 될만한 물건을 찾아봅니다.
✿ 관찰력 판정 ✿
스미야 라무네
✦Call of Cthulhu · 7th Edition
FAIL
관찰력 · 실패 · 57 / 45
셋카 미유키
✦Call of Cthulhu · 7th Edition
EXTREME
관찰력 · 극단적 성공 · 5 / 25
하나미 아사히
✦Call of Cthulhu · 7th Edition
SUCCESS
관찰력 · 일반 성공 · 38 / 75
레이
✦Call of Cthulhu · 7th Edition
EXTREME
관찰력 · 극단적 성공 · 7 / 70
아사히가 메모 하나를 발견합니다. 코우카의 필체입니다.
하나미 아사히
⋯⋯?
레이
⋯⋯.
셋카 미유키
방금 레이 군이 했던 이야기가 이것과 연관이 있어 보이네.
레이
썩 좋은 기분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레이
(다른 자료가 있나?)
하나미 아사히
사람을 잘도 주물러서 이용해먹네⋯. (아버지 메모니까 구기지 않고 다시 잘 내려둔다.)
✿ 자료조사 판정 ✿
하나미 아사히
✦Call of Cthulhu · 7th Edition
EXTREME
자료조사 · 극단적 성공 · 7 / 65
스미야 라무네
개새끼⋯⋯. (무심코 구긴다⋯)
레이
✦Call of Cthulhu · 7th Edition
FAIL
자료조사 · 실패 · 31 / 20
스미야 라무네
✦Call of Cthulhu · 7th Edition
FAIL
자료조사 · 실패 · 63 / 50
셋카 미유키
✦Call of Cthulhu · 7th Edition
SUCCESS
자료조사 · 일반 성공 · 68 / 70
하나미 아사히
(구겨지는 거 봄⋯)
미유키는 근처에서 코도쿠가 쓴 것으로 보이는 기록을 발견합니다.
스미야 라무네
⋯.
셋카 미유키
(번쩍 들어 올린다. 다 같이 보자) 또 찾았어!
하나미 아사히
별의 민족⋯.
레이
별 걸 다 만드네.
하나미 아사히
그러고 보니 전에 아버지께 들은 말이 있어.
스미야 라무네
(셋카와 하나미를 본다.) 아가치랑 다른건가요⋯.
하나미 아사히
앞에 나온 정보들과 비슷한 얘기긴 한데⋯.
하나미 아사히
아가치는 인간을 가루로 분해한 다음 재구성한 좀비 같은 존재고.
하나미 아사히
재구성될 때 노틸러스가 숭배하는 ‘별의 어머니’의 일부를 부여받아 다시 태어난다고.
하나미 아사히
아마 그 일부는⋯ 셋카가 뇌인 것 같고.
셋카 미유키
셋카도 그렇게 적어두었어. (긍정한다.)
그리고 아사히의 손에 두툼한 서류 더미가 잡힙니다.
10년 전의 기록 파일입니다.
다양한 인물이 기록되어 있네요. 주로 이식 수술에 관한 내용입니다.
스미야 라무네
14호라는거⋯.
스미야 라무네
(말⋯하면 안되겠지⋯.)
하나미 아사히
⋯⋯. (문장을 읽으면 말이 끊긴다.)
하나미 아사히
별의 어머니의 일부를 모방해 만든 복제품⋯⋯. (다음 서류를 펼친다.)
하나미 아사히
⋯⋯⋯⋯.
하나미 아사히
후우, 카.
셋카 미유키
⋯⋯.
하나미 아사히
후우카⋯, 후우카. (제 여동생 이름을 몇 번이고 곱씹는다.)
하나미 아사히
하렌⋯⋯. (그리고 이쪽은 제가 14번에게 지어준 이름.)
하나미 아사히
별의 어머니의, 유전자가⋯. (자신의 두 눈을 손바닥으로 쓸면서 고개를 슬 숙인다.)
하나미 아사히
유전자가, 퍼진 아가치의 몸은 신의 뜻대로 움직이게 돼⋯.
하나미 아사히
절대적으로 복종할 수밖에 없어서, ⋯. 아버지와 엔마는 이걸 알고 노틸러스의 뜻을 거부하려고 했어.
셋카 미유키
(고개를 끄덕인다.) 엔마는 몇 번 주도권을 빼앗길 뻔했어.
하나미 아사히
어제의 일도 그래서 일어난 일이겠지⋯. (셋카와 나와, 엔마가 말이다.)
하나미 아사히
⋯⋯⋯.
셋카 미유키
종합해 보자면 그렇게 되겠지. 셋카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하나미 아사히
그런데 내 의안이,
하나미 아사히
아버지께 넘어갔어.
하나미 아사히
(이 순간 절망이라는 감정을 느낀다. 굽어진 몸은 더욱 굽어들고 눈을 쓸던 손아귀가 머리를 쥐어뜯는다.)
셋카 미유키
셋카, 하나 군의 상태 좀 보고 있을게. ⋯나머지는 맡겨도 될까?
스미야 라무네
(등이나 두어 번 토닥인다.) 예에⋯.
레이
(옆에서 대신 펄럭인다.)
스미야 라무네
(레이와 함께 읽어내린다.)
스미야 라무네
와, 기분나쁘네⋯.
레이
악질이네.
레이
이걸 알려줘야 해, 말아야 해.
스미야 라무네
⋯ 일단 보류로.
스미야 라무네
(넘긴다.)
✿ 자료조사 판정 ✿
스미야 라무네
✦Call of Cthulhu · 7th Edition
FAIL
자료조사 · 실패 · 63 / 50
레이
✦Call of Cthulhu · 7th Edition
HARD
자료조사 · 어려운 성공 · 9 / 20
수술 기록은 거기서 끝나고, 레이는 아까 보았던 필체로 적힌 서류와 일기장을 찾아 펼칩니다.
스미야 라무네
⋯?!
레이
⋯이걸 알려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스미야 라무네
보⋯류⋯. (눈치⋯)
스미야 라무네
⋯음.
스미야 라무네
보셔야겠다.
레이
어이, 거기 일어나 봐.
레이
안 읽으면 후회할 내용이 여기 있어.
셋카 미유키
(하나미 아사히의 등을 토닥이던 중이었다.) 하나 군, 레이 군이 불러.
스미야 라무네
죄송해요, 근데⋯.
스미야 라무네
나중에 보는 것보단 낫겠어요.
하나미 아사히
⋯⋯. (몇 번을 들썩거리며 가쁜 호흡을 내쉬다가 놈이 부르는 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든다.)
레이
네 아비의 일기야.
레이
정신 차리고 천천히 읽어보는 게 어떨까 싶은데.
하나미 아사히
(지체 없이 다가가 손에 있는 것을 가로챈다.)
하나미 아사히
(옛 표식 연구부터, 아버지의 일기까지 제 것이 아닌 눈으로 전부 읽어 내린다.) ⋯⋯.
하나미 아사히
⋯⋯⋯.
하나미 아사히
아버지, 후우, 카, ⋯. 아버지. (자신이 아가치라는 것을 알고 난 뒤에도 그간 살아있는 것에 대한 의구심을 품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내명이 이렇게 붙어있을 거라면⋯.)
하나미 아사히
왜⋯⋯.
하나미 아사히
왜 이렇게까지 해서⋯⋯.
하나미 아사히
이렇게까지 해서 아라키에 남는 게⋯.
하나미 아사히
대체 뭐가 있느냔 말이야.
하나미 아사히
(자신의 양눈을 파낼 듯이 손끝으로 긁어댄다. 눈의 움푹 들어가 있는 곳을 눈이 튀어나오리만큼 눌러댄다. 자신의 가족이 겪은 고통에 비하면 이 정도는 긁힌 자국에 불과하다.)
스미야 라무네
⋯! 뭐하는⋯, 하나미님! (손을 붙잡아 저지한다.)
셋카 미유키
하, 하나 군!
✿ 아사히, 이성 판정 5/11 ✿
하나미 아사히
✦Call of Cthulhu · 7th Edition
SUCCESS
이성 판정 · 성공 · 34 / 56 · 이성 −5
하나미 아사히
하나미 아사히 · 이성56 → 51 / 56(−5)
하나미 아사히
✦Call of Cthulhu · 7th Edition
SUCCESS
지능 · 일반 성공 · 40 / 65
KP
아사히, 일시적 광기에 빠집니다. 다이스 굴려주세요.
하나미 아사히
광기의 발작 · Bout of Madness실시간 · 일시적
31d109라운드지속
폭력탐사자는 분노에 휩싸여 자제심을 완전히 잃고 1D10 라운드 동안 주변의 적과 아군 모두에게 폭력과 파괴를 가합니다.
스미야 라무네
하나미님, 정신 차리세요!! (양 손목을 잡고 눈을 맞춘다.)
스미야 라무네
✦Call of Cthulhu · 7th Edition
FAIL
정신분석 · 실패 · 61 / 41
하나미 아사히
(파내던 것이 저지되며 순간 눈동자가 한곳에 고정된다.)
셋카 미유키
⋯⋯⋯⋯⋯ 레이 군, 느낌이 안 좋아.
레이
나도 마침 딱 그런 느낌을 받은 참이라.
하나미 아사히
네가, (손목을 잡은 스미야를 옆으로 밀쳐내고 레이에게 달려든다.)
스미야 라무네
(바닥에 밀쳐진다⋯) 하나미⋯ 아사히!!!
셋카 미유키
하나 군⋯!
하나미 아사히
태어나지만 않았으면, 네가 아니었으면. 네가 죽이지만 않았으면⋯. (청각이 차단되었나? 그러지 않았다. 시각도 빌어먹게 무사하다. 한 손이 그대로 원수의 멱을 틀어쥐고 도망치지 못하게 끌어온다.)
레이
하아⋯. (멱이 틀어쥔 채로 저항할 생각조차 없이 뒤로 축 늘어진다. 지겹다, 이 레퍼토리도.)
레이
이해가 안 가네⋯.
레이
저렇게까지 널 살리겠다고 애쓴 사람들한테 사랑만 듬뿍 받아놓고.
스미야 라무네
⋯⋯.
레이
그 불똥이 나한테 튀는 건지⋯. (피곤하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뜬다.)
레이
적어도 사랑받은 것까지 내 탓으로 만들지는 말아야지?
하나미 아사히
내 가족을 죽인 게 네가 아니었다면 나도 다른 이를 미워하고 저주했겠지.
하나미 아사히
그냥, 나도 너도 잘못 걸린 거야. 서로한테⋯.
하나미 아사히
원망을 해야 할 대상은 따로 있다는 것도 알아.
하나미 아사히
서로를 원망하진 말자고.
하나미 아사히
네가 나와 내 가족을 죽였어도.
하나미 아사히
내가 너한테 손찌검 좀 해도.
레이
(짧게 한숨을 내쉬더니, 더 말해 무엇 하겠냐는 듯 순순히 왼쪽 뺨 내어준다.)
레이
그래, 이제 와서 한두 대 더 맞는다고 달라질 것도 없으니.
하나미 아사히
사랑받아본 적도 없는 불쌍한 새끼. (억세게 쥔 주먹이 내어진 뺨을 내려친다.)
레이
(고개가 옆으로 틀어진다. 벌어진 입술 사이로 참을 생각조차 없는 웃음이 새어 나온다.)
하나미 아사히
(또 그 비웃음이다⋯.)
하나미 아사히
(듣고 싶지 않다. 놈이 웃는 소리 따위 귓가에 짓이겨놓고 싶지 않아⋯. 거슬리는 소음을 없애려 웃음을 내는 숨통을 또다시 손으로 틀어쥔다.)
스미야 라무네
(하나미의 분노에 거스를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이러는 게 무슨 의미가⋯.)
스미야 라무네
(무시하자. 그래, 맞아도 싸다. 무시하자⋯.)
레이
(목을 틀어쥔 손에 힘이 들어가자 새어 나오던 웃음이 끊겨간다.)
레이
(숨을 들이켜려 벌어진 입에서는 막힌 숨소리만 힘겹게 샌다.)
스미야 라무네
⋯⋯. (눈을 감고 무시하다가,)
레이
(호흡이 막혀오면 몸이 본능적으로 움찔거린다. 눈앞이 점차 흐려지고⋯.)
스미야 라무네
(숨이 끊겨가는 소리에 저도 모르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레이
(결국 아사히의 손목을 붙잡는다.)
하나미 아사히
(잡힌 손목을 무표정하게 내려본다. 낯짝에서 흐르던 눈물이 몇 개 손등에 맞부딪혀 떨어진다.) 왜.
하나미 아사히
살려줘?
레이
(붙잡은 손에는 여전히 힘이 들어가 있다. 살기 위해 제멋대로 움직이는 몸과 달리,)
레이
계속해⋯.
레이
(대답만큼은 이상하리만치 담담하다.)
레이
네가 이걸로 만족할 수 있다면⋯.
셋카 미유키
하, 하나 군⋯!!!! (뒤에서 다급하게 하나미 아사히를 붙잡는다.)
하나미 아사히
이거 놔. 셋카.
하나미 아사히
쟤가 계속 하라잖아.
하나미 아사히
저렇게 부탁하는데 안 해주면 내가 무슨 낯짝으로.
하나미 아사히
무슨 낯짝으로 우리 어머니와 후우카를 보겠어⋯!
셋카 미유키
이, 이런다고 달라지는 건 없잖아⋯!
셋카 미유키
하나 군─!! 14번이 하나 군을 기다리고 있을 텐데??
셋카 미유키
그 아일 계속 혼자 둘 거야?!
셋카 미유키
오라버니면 오라버니 답게 생각하라고───!!!
하나미 아사히
(처음 셋카의 만류에도 점점 몸의 무게를 실어 기도를 압박한다. 사람을 죽이는 방법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거다. 우리 둘 다. 네 숨이 곧 끊기기 직전이라는 것도, 네가 숨이 날아가기 직전의 몸 상태라는 것도.)
하나미 아사히
(손아귀의 생은 이렇게나 쉽게 끊긴다⋯. 그런데. 쉽게, 끊어서. 만족할 수 있나?)
하나미 아사히
(나와 내 가족의 생을 이놈 목 하나로 만족할 수 있나⋯.)
하나미 아사히
(좀처럼 놈의 웃음소리 말고 들이는 것이 없던 귓가에 얇고 높은 목소리가 비집고 들어온다.)
하나미 아사히
(14번. ⋯후우카의 복제품. 내 여동생, 하렌. 걔를 생각해내면 눈가에선 아까보다 더 서럽게 눈물을 쏟아낸다.)
하나미 아사히
이 오라버니가⋯⋯.
하나미 아사히
같이, 있어줘야 해⋯. (천천히 숨이 꺼져가는 앞의 놈을 쳐다본다.)
스미야 라무네
... (무시하다가, 그러다못해 훌쩍거리며) 이게 뭐야.
레이
(눈꺼풀이 느리게 떨린다. 아사히의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에 시선이 잠시 머물다가, 이내 고개가 힘없이 옆으로 꺾인다. 그대로 의식을 잃는다.)
스미야 라무네
그래. 하나미님은 가족이 있잖아.
스미야 라무네
지킬 게 있잖아...
스미야 라무네
반쪽짜리라도 그걸로 된거아냐?
스미야 라무네
난 그거라도 있었으면 좋겠는데.
하나미 아사히
(고개가 옆으로 꺾이면 놈의 목에서부터 혈관이 막혀 붉게 짓이겨진 자국을 확인한다. 미약하게 박동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하나미 아사히
⋯⋯⋯.
하나미 아사히
(아직이다. 아직⋯ 이놈은 죽으면 안 돼. 이성이 끊길 뻔한 걸 두 동생의 물먹은 소리에 겨우 참아낸다.)
스미야 라무네
당신들을 그래도 가족 대신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원망의 화살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간다. 아, 왜 이모양이지. 누굴 원망해야하는거지.)
셋카 미유키
⋯⋯⋯.
하나미 아사히
(쥐고 있는 목을 바닥에 대충 던져둔 채로 손을 털고 일어선다.) 미안해.
하나미 아사히
다시 살아나면서 어디 고장이라도 났나 봐.
셋카 미유키
셋카에게는 사과할 필요 없어. 하지만⋯.
셋카 미유키
무네 군에게는 제대로 사과해둬.
셋카 미유키
그리고 주제넘은 말일지 모르겠지만 하나 군의 가족이 이어준 하나 군의 소중한 삶이야.
셋카 미유키
⋯모두가 그렇게 지키고 지켜준 생을 어떻게 어떤 형태로 쓸지는 온전히 하나 군에게 달렸어.
셋카 미유키
가족에 대한 마음이 남아 있다면, 기억하고 있다면.
셋카 미유키
잘 생각해.
셋카 미유키
⋯지금 가장 우선해야 하는 게 뭔지.
하나미 아사히
⋯⋯.
하나미 아사히
이 오라버니가 또 잠깐 잊고 있었네. 응⋯.
하나미 아사히
요스가⋯⋯.
하나미 아사히
그 새끼부터 잡아 죽여버려야 하는데.
하나미 아사히
(널브러져 있는 레이에게 시선을 두었다가 거둔다.)
하나미 아사히
(잠깐 고민하다가 머리채를 잡고 그대로 어깨에 들쳐맨다.)
하나미 아사히
스미야.
하나미 아사히
미안해. 형이.
하나미 아사히
⋯네 앞에서 못할 말을 했어.
스미야 라무네
...
하나미 아사히
가족 대신이라고 생각했다면,
하나미 아사히
계속 그렇게 생각해. (상냥한 투로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다만 네가 그렇게 계속 생각하겠다면 적어도 너를 완전한 타인으로 생각하진 않겠다.)
하나미 아사히
(가족을 잃은 이의 설움을 자신 또한 미치도록 잘 알겠으니까. 동정으로 맺어진 관계라도 가족 대신이라 할 수 있다면.)
하나미 아사히
요스가 놈한테 죽지 않게 지켜줄게.
셋카 미유키
⋯. (스미야 라무네에게 지금의 셋카 미유키는 그 무엇도 전할 수 없다. 그에게 있어 현재의 셋카 미유키는 가짜에 불과할 테니까.)
셋카 미유키
(이뤄질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런 줄 알면서도⋯ 그에게 그때의 셋카 미유키를 돌려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럼 가족이 되었을 것이다.) ⋯.
셋카 미유키
이만 갈까.
스미야 라무네
(듣고 싶었던 말이다. 이런 형태라지만 내게 가족이란 것이 존속될 수 있다면, 사라지지 않는다면⋯.) 싫어⋯.
스미야 라무네
대신 말고⋯.
스미야 라무네
가족이 될 각오로.
스미야 라무네
여름대제, 같이 가요.
스미야 라무네
(방금 내 가족이 목 졸라 의식을 잃은 신체가 눈에 채인다.)
말 그대로 최고의 가해자와 최고의 피해자가 떨어지지도 못하고 얼굴을 맞대야 하는 상황.
매분 매초가 얼음장 같습니다.
이대로 같은 결말을 맞이하는지, 그게 옳은지⋯.
가슴께를 불쾌하게 두드리는 의문을 애써 외면하고 휴식을 취하기로 합니다.
HO1

희미한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당신은 어린 여동생을 안은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달렸습니다.
등뒤로 붉게 타오르는 불꽃이 넘실거렸습니다.
그리고 코우카가 멈춰 선 곳에는 익숙한 웃음을 띤 사람이 서 있었습니다.
칸나기 코도쿠
도망가면 곤란해요, 아라키 선생님.
아라키 코우카
요스가! 무슨 짓이야, 노틸러스의 일이라면 우리는 보호 대상이어야지.
칸나기 코도쿠
하지만 12번도 실패했으니까,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죠.
아라키 코우카
그만둬. 가족이 모욕당하는 꼴을 더는 못 봐준다.
칸나기 코도쿠
⋯하지만 내 말을 듣지 않으면 저 꼬맹이 둘도 죽고, 카오루 씨도 죽을걸.
칸나기 코도쿠
현명한 선택을 하세요, 아버지.
그의 말에 침묵하며 당신의 손을 강하게 잡은 아버지의 얼굴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분노로 물들어 있었습니다.
한편, 당신은 반대 방향에서 걸어오는 당신 또래의 아이를 발견합니다.
얼굴은 앳되지만, 이젠 알아볼 수 있습니다.
레이입니다.
HO2

희미한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당신은 미유키의 손을 잡고 도망쳤습니다.
뒤에서는 코도쿠가 오고 있었습니다.
그는 대나무 숲을 필사적으로 가로지르는 당신의 절박함을 무시하고 일부러 산탄총을 빗맞췄습니다.
칸나기 코도쿠
돌려 줄래, 꼬마야? 그 아이는 내 소중한 딸이야.
즐거운 목소리는 당신에게 공포를 심어주었지만, 당신은 달리길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당신이 미유키를 구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의지와 반대로 옆에서 달리던 미유키가 멈춰 섰습니다.
"이제 됐어."
미유키가 체념한 듯 웃으며 당신의 손을 놓았습니다.
HO3

희미한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대량 학살을 명령받은 당신의 눈앞에, 아사히의 가족이 있었습니다.
당시의 당신으로서는 얼마나 끔찍했을까요. 이미 죽은 인간이 다시 살아서 존재하고 있잖아요.
코우카와 코도쿠가 논쟁을 벌이는 중, 당신은 무기를 들고 그들에게 다가갔습니다.
코도쿠가, 요스가가 당신에게 지시했습니다.
칸나기 코도쿠
일할 시간이다, 꼬마야.
칸나기 코도쿠
죽여.
요스가는 손을 휘젓고선 코우카만을 거칠게 잡아끌고 떠났습니다.
혼자 남은 당신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다가갔습니다.
아버지를 부르짖는 아이의 목소리와, 당신을 향한 분노.
하지만 당신에게 죽이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없었습니다. 지금도 계속 하고 있는 일이었으니까요.
HO4

희미한 기억이 재생됩니다.
라무네가 당신의 손을 잡고 요스가로부터 도망칩니다. 뒤에서 느긋한 목소리와 산탄총의 총격 소리가 들립니다.
당신은 두려움에 떨며 라무네에게 이끌려 달립니다.
당신은 요스가가 얼마나 끔찍한지 압니다. 계산적이며 악랄한 인간이라는 것도요.
그에게서 도망치긴 어렵다는 걸 이미 알고 있습니다.
옆에 있는 라무네는 당신과 면식이 없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지키고 싶고, 당신 때문에 다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당신보다도 절박하게 도망치는 라무네를 보며, 문득 멈춰 섭니다.
"이제 됐어."
그리고 자포자기한 듯한 미소를 짓습니다.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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